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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하다 승모근이 굳었다 — 어깨·목 통증의 원인과 해결법

장수가 목표

어깨가 돌처럼 굳어 있다.

누군가 뒤에서 어깨를 꽉 쥐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목을 왼쪽으로 돌리면 뻑뻑하고, 오른쪽은 어딘가 당기고. 아침에 일어나면 이미 어깨가 무겁다. 자고 일어났는데 왜 더 피곤하냐고.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이 느낌이 더 심해졌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근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원래 어깨가 좀 뻐근하지 않나. 원래 컴퓨터 오래 하면 이러지 않나.

알고 보니, 대수롭지 않은 게 아니었다.


재택근무 환경이 문제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어쩌다 한 번씩 “제대로 된 자세”가 강제됐다. 인체공학 의자, 딱 맞는 책상 높이, 눈높이에 맞게 설치된 모니터.

집에 와서 그게 다 사라졌다.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서 노트북 들고 일하고, 식탁에서는 의자 높이가 너무 낮아서 몸이 앞으로 기울고, 화장대 앞에 앉으면 모니터가 너무 아래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게 된다. 침대에 엎드려 작업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이 모든 자세가 공통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거북목이다. 그리고 거북목 자세는 승모근을 쉬지 않고 혹사시킨다.

머리가 어깨선 앞으로 1cm 나올 때마다 목에 걸리는 하중이 약 2kg씩 추가된다더라. 5cm만 앞으로 나가도 목은 10kg짜리 하중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그걸 하루 8시간, 재택근무를 하면서는 이동 시간도 없으니 더 오래.

그 하중을 고스란히 받아내는 게 상부 승모근이다.

재택근무 환경별 자세 문제

승모근, 어디 있는 근육인지는 알고 있나

솔직히 말하면 승모근이 어디 붙어 있는지 처음 알게 된 게 이 통증 때문이었다. 아프고 나서야 찾아봤다.

등 뒤쪽 목부터 어깨를 거쳐 등 중간까지 펼쳐진 넓은 근육이다. 마름모꼴 또는 사다리꼴처럼 생겼다고 해서 “승모(僧帽)” — 승려 모자 모양 — 라고 불린다.

이 근육이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어깨를 들어올리는 것, 날개뼈를 안정시키는 것, 목을 뒤로 젖히는 것, 팔을 들어올릴 때 날개뼈가 올바르게 움직이도록 돕는 것. 몸 뒤쪽의 주요 지지 근육이다.

이게 뭉치면, 통증이 단순히 어깨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뒷목이 당기고, 후두부 두통이 오고, 귀 근처가 아프기도 하고, 심하면 편두통처럼 관자놀이까지 번진다. 이걸 의학에서는 연관통(referred pain)이라고 한다. 승모근 근막통증증후군으로 진행되면, 근육 안에 작은 결절(트리거 포인트)이 생기고 그 결절을 누르면 엉뚱하게 멀리 있는 곳이 아프다.

MRI 찍어도 별 이상 없다는 얘기 들은 사람들, 여기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도 한몫한다

재택근무가 몸에 나쁜 건 자세 때문만이 아니다.

일과 생활의 경계가 사라지면 긴장이 만성화된다. 퇴근이 없으니까. 의식적으로 “이제 일 끝났다”고 선언하지 않으면, 뇌는 계속 대기 상태다.

그 상태에서 몸이 하는 일이 있다. 어깨를 으쓱 올리고, 목을 긴장시키고, 상부 승모근을 수축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올라가는 그 반응. 그게 만성화되는 거다.

어느 날 지하철을 탔는데 출발 시간을 놓칠 것 같아서 짐 다 들고 뛰었다. 버스 잡고 나서야 민망하게 들썩이는 어깨를 겨우 내렸는데 — 그 상태가 사실 재택근무 중에도 계속 유지되고 있었던 것 같다. 급하게 달리지 않아도 어깨가 긴장 상태를 끌고 있었던 거다.

뻐근하다고 느끼는 순간 어깨 위치를 확인해봐. 어깨가 귀 쪽으로 올라가 있거나, 앞으로 굽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굳어 있다면 — 집에서 풀 수 있는 방법들

일단 굳었으면 풀어야 한다. 참는다고 알아서 풀리는 근육이 아니다.

1. 상부 승모근 스트레칭

앉아서 해도 된다. 가장 단순하고 가장 효과 있다.

허리를 펴고 앉아서, 오른쪽 어깨를 들어올린다. 그리고 목을 왼쪽으로 천천히 기울인다. 왼손으로 머리를 지그시 누른다. 오른팔은 아래로 쭉 내려뻗는다. 어깨를 아래로 당기는 느낌으로. 이 상태로 15초. 그리고 반대쪽.

핵심은 목을 당기는 게 아니라, 어깨를 내리는 것이다. 그게 자극 포인트다.

하루에 서너 번. 시간도 안 걸린다.

2. 어깨 으쓱-내려놓기

간단한데 의외로 잘 모르는 동작.

양쪽 어깨를 귀 쪽으로 최대한 올린다. 3초 유지. 그리고 힘을 탁 빼고 내려놓는다.

이걸 10번. 승모근에 의도적으로 힘을 줬다가 빼는 것만으로 긴장이 해제된다. 오랫동안 은근히 수축해 있던 근육을 능동적으로 이완시키는 원리다.

3. 폼롤러로 등 상부 이완

폼롤러가 있다면. 없으면 수건을 두껍게 말아도 비슷하게 된다.

폼롤러를 등 어깨뼈 아래 부분에 가로로 놓고, 엉덩이를 들고, 두 손을 뒤통수에 받친 채 천천히 위아래로 굴린다. 뭉친 부위에서 멈추고 15~30초. 숨 내쉬면서 그 부분에 압박을 준다.

이건 근막 이완(myofascial release)이라고 한다. 근육 위를 덮고 있는 근막이 굳어서 통증을 만드는 경우에 특히 효과적이다.

직접 해봤는데 뭉친 부위에서 ‘우두둑’ 하는 느낌이 나서 당황했다. 처음엔 아픈데 2~3일 지나니까 달라진 게 느껴졌다.

굳은 승모근 집에서 푸는 3가지 방법

홈오피스 세팅, 한 번만 고쳐놓으면

모니터 높이를 직접 맞춰봤더니 생각보다 어깨가 훨씬 편해졌다. 진작 할걸 싶었다.

스트레칭을 열심히 해도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다시 뭉친다. 승모근은 자세 근육이라서, 자세를 만드는 환경이 바뀌어야 진짜 달라진다.

모니터 높이는 눈높이보다 조금 아래. 너무 낮으면 고개가 숙여지고, 너무 높으면 목을 젖히게 된다. 노트북만 쓰고 있다면, 노트북 받침대를 하나 두고 외장 키보드를 쓰는 게 가장 쉬운 해결책이다.

의자는 엉덩이를 깊숙이 넣고, 발이 바닥에 닿아야 한다. 팔꿈치는 책상 높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위에 있어야 어깨가 올라가지 않는다.

그리고 타이머. 50~60분에 한 번씩 알람을 맞춰두고, 일어나서 30초만 어깨를 돌린다. 승모근이 굳는 건 자세보다도 움직임 없이 굳어 있는 시간이 문제다.

이제야 알았다. 타이머 울릴 때마다 일어나는 게 이렇게 달라지는 건지. 재택근무 내내 그냥 앉아 있던 게 이 상태를 만든 거였다.


사무실에 다닐 때는 출퇴근하면서, 복도를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였다.

그게 없어진 게 재택근무다.

어깨가 돌처럼 굳은 건 의지력 문제가 아니다. 환경이 그렇게 만든 거다. 그러니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

그나저나, 지금 이 글 쓰면서 내 어깨도 올라가 있었다.

내려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