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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골신경통, 허리가 아닌데 다리까지 내려오는 그 통증의 정체

장수가 목표

엉덩이 깊숙한 데서 시작해 허벅지 뒤쪽을 타고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통증.

처음엔 그냥 허리를 삐끗한 건가 싶었다. 근데 허리가 아픈 게 아니었다. 엉덩이였다. 거기서 시작해 다리로 번지는데, 앉으면 더 아프고 누우면 좀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한 이상한 통증. 정형외과를 갔더니 “좌골신경통” 소견이 나왔다.

좌골신경통이라는 단어는 들어봤는데 그게 정확히 뭔지는 몰랐다. 알고 보니, 허리 통증이 아니라 신경 통증이었다.

좌골신경통이 뭔가 — 신경이 눌리면 다리까지 아프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좌골신경통은 독립된 병명이 아니라 좌골신경이 눌리거나 염증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증상 복합체다.

좌골신경(sciatic nerve)은 인체에서 가장 긴 신경이다. 허리(요추 4번~천추 3번)에서 출발해 엉덩이, 허벅지 뒤쪽, 종아리, 발끝까지 연결된다. 이 신경이 어딘가에서 눌리면 — 허리에서든, 엉덩이 근육 안에서든 — 그 아래로 쭉 통증이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핵심 증상은 한쪽 다리로만 내려오는 통증이다. 허리에서 엉덩이, 허벅지 뒤쪽, 종아리, 발까지. 저리고, 타는 듯하고, 전기 오는 느낌이 섞인다. 기침하거나 재채기를 하면 갑자기 통증이 확 올라오기도 한다. 앉아 있을 때 특히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방광이나 대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다리 근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면 바로 응급실이다. 이건 다른 문제다. (MSD 매뉴얼 기준)

좌골신경 경로

원인이 세 가지인데 — 허리디스크만이 아니다

좌골신경통이 왜 생기냐는 질문에 대부분 “허리디스크”를 떠올리는데, 실제로는 원인이 여러 가지다.

첫째,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

가장 흔한 원인이다.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가 밀려나 신경근을 누르면 다리 방향으로 통증이 뻗어 내려간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에 따르면 좌골신경통 환자의 대다수가 이 원인에 해당한다.

둘째, 이상근 증후군(Piriformis Syndrome)

이게 좀 까다롭다. 이상근은 엉덩이 깊숙이 있는 서양배 모양의 근육인데, 이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비대해지면 그 아래를 통과하는 좌골신경을 압박한다. 허리 통증은 없거나 거의 없고, 엉덩이 깊은 곳에서 통증이 시작된다는 게 허리디스크와 다른 점이다.

2024년 PMC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 허리디스크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오래 앉아 있거나 엉덩이 근육을 과하게 쓴 뒤에 생기기 쉽다.

셋째, 척추관 협착증

나이가 들면서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는 경우다. 주로 50대 이상에서 나타나고, 걸을수록 다리가 아프다가 쉬면 나아지는 ‘신경성 파행’이 동반된다.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 이상근 증후군이었는데 허리 치료만 계속 받고 있으면 안 낫는다.

앉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

핀란드에서 34,589명을 12~30년 추적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2017, American Journal of Medicine 게재)에서 좌골신경통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높이는 생활 요인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위험 요인입원 위험 변화
현재 흡연33% 증가 (95% CI: 13~56%)
비만 (BMI 30 이상)31% 증가
과체중 (BMI 25~30)12% 증가
걷기·자전거 출퇴근위험 감소

2024년 15년 종단 연구에서는 위험 요인을 크기 순으로 나열했다: 고령, 낮은 교육 수준, 심리적 증상(우울·불안), 복합 만성질환, 과체중·비만, 신체 비활동, 현재 흡연.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는 말은 이런 데이터에 근거한 거다. 장시간 앉아 있으면 좌골신경에 직접 압박이 가해질 수 있고, 특히 다리를 꼬거나, 뒤로 기댄 채 앉거나, 방바닥에 양반다리로 앉으면 이상근이 긴장해 증상이 악화된다. (Cleveland Clinic 및 CR Ortho 기준)

앞서 썼던 좌식 생활이 허리를 망치는 진짜 이유에서도 다뤘는데, 앉는 자세 문제는 허리 하나만의 얘기가 아니었다.

좌골신경통을 악화시키는 나쁜 자세와 완화하는 올바른

집에서 할 수 있는 완화법 — 90%는 수술 없이 낫는다

하버드 건강 정보(Harvard Health Publishing)에 따르면 좌골신경통 환자의 약 90%는 수술 없이 회복된다. 보존 치료가 핵심이다.

냉찜질·온찜질

처음 48~72시간은 아이스팩으로 염증과 부종을 잡는다. 그 이후엔 온찜질로 근육을 이완시킨다.

추천하는 운동

걷기, 수영, 자전거는 척추에 과도한 부담 없이 혈류를 개선한다. 코어 강화 운동(플랭크, 버드독, 브릿지)은 척추를 받쳐주는 근육을 키운다. 이상근 스트레칭은 이상근 증후군 원인인 경우에 특히 효과적이고, 햄스트링 스트레칭은 다리 뒤쪽 긴장을 풀어 신경 압박을 줄인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침대에 장기간 누워 안정만 취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다. 이전에 허리디스크가 2030의 생활습관병이 된 이유에서도 다뤘는데, 쉰다고 낫는 통증이 아니다.

30~45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2~3분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하는 것이 권장된다.

4~6주 이상 좋아지지 않으면 병원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비수술 치료로는 소염진통제, 물리 치료,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가 있다. 최후 수단인 수술은 디스크 일부를 제거하는 추간판절제술, 신경을 압박하는 뼈 일부를 제거하는 척추후궁절제술이 있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질병관리청)

집에서 하는 이상근 스트레칭 4단계

예방이 결국 핵심이다

금연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현재 흡연자는 입원 위험이 33% 높은데, 금연하면 위험이 과거 비흡연자 수준으로 돌아온다.

체중 관리도 수치로 나왔다. 과체중이면 12%, 비만이면 31% 위험이 올라간다. 척추 디스크에 가해지는 기계적 스트레스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리고 신체 활동.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가 좌골신경통 위험을 낮춘다는 데이터가 있다.

바른 자세를 고집했는데 허리가 더 아팠다는 글에서도 결론이 비슷했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 자주 움직이는 게 답이었다.

결국 척추도, 신경도 움직여야 산다.


머리로는 다 알겠는데 — 30분마다 일어나는 게 쉽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