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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무릎 통증, 달릴수록 아픈 이유가 따로 있었다

장수가 목표

달리기를 시작했다.

운동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집 앞 공원을 뛰기 시작한 게 석 달쯤 됐다. 처음엔 괜찮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무릎 바깥쪽이 욱신거리더라. 달리고 나서 계단 내려올 때가 제일 문제였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소리 없이 찡그리게 되는 그 느낌.

주변에 물어봤더니 “운동하면 원래 좀 아프다”고들 했다.

근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무릎 아픈 40대 러너

러닝 인구 천만, 부상도 그만큼 늘었다

요즘 달리는 사람 정말 많다. 마라톤 대회 참가 인원이 100만 명을 넘었고, 러닝 관련 검색량이 전년 대비 270%나 올랐다더라. 그러니까 러닝은 이제 진짜 국민 운동이 됐다는 건데.

문제는 부상도 같이 늘었다는 거다.

연간 러너의 30~70%가 크고 작은 부상을 경험한다고 한다. 3명 중 1명에서 많게는 10명 중 7명. 꽤 높은 숫자다. 그런데 이 부상의 65%가 올바른 자세 교정만으로 예방 가능하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니까, 아픈 게 당연한 게 아니라 — 잘못 달리고 있다는 신호였던 거다.


무릎 바깥쪽이 아프다면 — 장경인대증후군

계단 내려올 때 찌릿하는 그 느낌, 처음엔 그냥 피곤한 줄 알았다. 찾아보고 나서야 이게 이름이 있는 부상이라는 걸 알게 됐다.

무릎 바깥쪽 통증이라면 십중팔구 장경인대증후군(ITBS)이다.

장경인대는 허벅지 바깥쪽을 따라 내려와 무릎 아래까지 이어지는 두꺼운 섬유 조직인데, 달릴 때마다 뼈 돌출 부위를 앞뒤로 마찰하면서 염증이 생긴다. 내리막이나 계단에서 유독 아픈 게 특징이다.

입문자일수록 더 잘 걸린다. 달리는 거리를 갑자기 늘리거나, 근육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면 터진다. O자 다리인 사람, 근력이 약한 사람이 특히 고위험군이다.

치료는 초기에 냉찜질과 휴식이 기본이고, 고관절과 둔근(엉덩이 근육) 강화 운동이 핵심이다. 무릎만 아프다고 무릎만 보면 안 된다 — 엉덩이 근육이 약하면 무릎이 대신 버티다 망가지는 구조다.


무릎 앞이 뻐근하다면 — 러너스 니

무릎 앞쪽, 가운데가 뻐근하면 슬개대퇴증후군, 흔히 ‘러너스 니’라고 부른다.

슬개골(무릎뼈)이 대퇴골 위에서 정확하게 맞물려야 하는데, 대퇴사두근이 약하거나 발뒤꿈치로 강하게 착지하는 습관이 있으면 이 맞물림이 어긋난다.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도 뻐근하고, 달리고 나서 한참 뒤에 통증이 오기도 한다.

나도 달리고 나서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무릎이 찌릿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많이 달렸나보다 하고 넘겼다. 뒤늦게 알고 보니 그게 대퇴사두근이 약한 상태에서 무릎이 대신 버티고 있었던 것이었다. 근력 운동을 따로 안 하고 달리기만 했던 게 문제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슬개골연골연화증 환자 중 20~40대 비율이 약 35%. 운동하는 젊은 층에서도 꽤 많이 나온다.

근력 운동이 답이다. 특히 대퇴사두근과 둔근을 같이 키워야 한다.

무릎 장경인대와 슬개골 위치를 간단하게 보여주는 설명

발바닥이 아프다면 — 뒤꿈치 착지를 의심해봐

달리다 발바닥이 아팠던 적이 있다면 족저근막염, 아침에 첫발 딛을 때 왜 그렇게 아픈지 몰랐다에서 한번 확인해보길 권한다.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딛는 순간 발뒤꿈치가 욱신하는 그 통증이 대표적인 신호다.

러닝과 족저근막염의 관계는 단순하다. 달릴 때 착지 충격이 체중의 2~3배나 되는데, 뒤꿈치로 세게 찍는 착지 방식이 그 충격을 족저근막에 집중시킨다. 주간 거리를 갑자기 늘리거나 딱딱한 아스팔트에서 오래 달리면 더 빨리 터진다.

달리기 전후로 종아리 스트레칭을 빠뜨리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달리다 아프면 스트레칭이 아니라 “참고 더 달린다”는 게 문제다.


어떻게 달리느냐가 신발보다 중요하다

쿠션 좋은 신발 사면 괜찮을까 싶어 비싼 러닝화로 바꿔봤는데도 여전히 아팠다 — 는 이야기를 꽤 들었다.

그게 맞다. 신발보다 착지 방식이 더 결정적이다.

달리면서 발뒤꿈치를 몸 앞쪽 멀리 내밀고 쿵 찍는 동작(힐 스트라이크)이 문제의 근원이다. 이 자세는 관절에 충격을 바로 전달한다. 반면 발 중앙이나 약간 앞부분으로 착지하는 미드풋 착지는 충격이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으로 분산된다.

보폭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분당 170~180보 정도가 권장 케이던스인데, 익숙하지 않으면 현재 페이스에서 5~10%만 높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급격하게 바꾸면 그것도 부상 원인이 된다.

쿠션 신발이 10~15%의 충격을 줄여주는 건 사실이지만, 뒤꿈치로 착지하면 쿠션의 효과는 반감된다. 신발이 아니라 폼을 고쳐야 한다.

힐 스트라이크와 미드풋

중년 러너라면 이 부분은 꼭 챙겨야 한다

뒤늦게 깨달은 건데, 20대 때 달리던 방식으로 40대에 달리면 몸이 다르게 반응한다. 회복이 오래 걸린다는 걸 몸으로 느꼈다.

40대부터 근육량이 매년 1% 이상 감소하기 시작한다. 50대 이후엔 연간 최대 4%까지 빠진다더라. 연골 회복 속도도 느려지고, 젊을 때 쌓인 충격이 이 나이대에 통증으로 터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까 30대 때 달리던 방식으로 50대에 달리면 안 된다.

몇 가지만 지키면 다르다.

주 2~3회, 하루 쉬고 하루 달리는 격일 러닝이 좋다. 매일 달리면 회복이 안 된다 — 회복 시간이 젊을 때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주간 총 거리를 전 주보다 10% 이상 늘리지 않는 10% 룰도 과사용 부상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근력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스쿼트, 런지, 힙브릿지, 카프 레이즈 — 이 네 가지만 주 2회 해도 무릎과 발목을 감싸는 근육이 단단해진다. 관절에 가는 부하를 근육이 나눠 받아주는 구조다.

그리고 통증이 생기면 참지 말 것. 2주 이상 지속되면 정형외과나 스포츠의학과를 가야 한다. “원래 이 나이에 아픈 거겠지”로 넘기다 연골이 더 닳는다.

평창 캠핑 갔다가 내리막 내려오면서 무릎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났던 적이 있다. 그때 그냥 넘겼는데, 이제야 그게 고관절·둔근 약함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달리기 전후 5분이 다 한다

워밍업 없이 바로 뛰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달리기 전 5~10분은 동적 스트레칭이 맞다. 제자리에서 무릎 높이 들기, 다리 앞뒤 스윙, 런지 워크로 고관절과 햄스트링을 깨운다. 정적으로 쭉 늘이는 스트레칭은 달리기 전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달리고 나서는 반대로 천천히 걷다가 멈추고, 그때 정적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종아리, 햄스트링, 장경인대, 발바닥 — 각 30초씩이면 된다. 귀찮아서 안 하다가 다음 날 아침에 낭패 보는 게 이거다.

달리기 후 쿨다운 스트레칭

결국 몸이 버텨야 계속 달릴 수 있다

달리기가 좋다는 걸 알면서도 몸이 버텨주질 않으면 의미가 없다.

빠른 사람이 오래 달리는 게 아니라, 안 다친 사람이 오래 달린다. 무릎이 아파서 석 달 쉬는 사람과 조금 느리게 꾸준히 뛰는 사람 — 1년 뒤 어느 쪽이 더 많이 달렸을지는 뻔하다.

달릴수록 아프다면, 더 열심히 달리라는 신호가 아니라 — 방법을 바꾸라는 신호다.

그래 어찌됐든 살아남아야 한다. 무릎이 버텨야 나머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