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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수명을 결정한다 — 근감소증에 대해 몰랐던 것들

장수가 목표

헬스를 몸매 문제라고 생각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고 나는 그냥 좀 걷거나 스트레칭 정도로 유산소만 챙기면 되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근력 운동? 몸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하는 거지. 그게 수명이랑 무슨 상관이 있어.

틀렸다.

나이대별 근육량 감소

근육이 줄어드는 건 30세부터다. 30세. 아직 젊다고 생각하는 그 나이부터 이미 시작된다. 30~50대에는 10년에 3~5%씩 빠지다가 50대를 넘어서면 속도가 달라진다. 10년에 15%, 연 1~2%씩. 그냥 두면 80세가 됐을 때 젊을 때 근육의 절반도 안 남는다.

이걸 근감소증이라고 부른다. 단순히 근육이 좀 적은 상태가 아니라, 2016년에 공식 질병 코드를 받은 진짜 질환이다.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약 1.8배 높다. 29편 연구를 합산한 2025년 메타분석 결과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경우라면 2.28배. 낙상 위험은 3.5배, 입원율은 1.6배 올라간다.

숫자를 늘어놓는 게 아니다. 이게 장수 얘기라는 거다.

근육이 충분한 사람이 더 오래 사는 게 아니라, 근육이 부족한 사람이 더 빨리 죽는다. 방향이 다르다. 나중에 운동하면 된다가 아니라, 지금 안 하면 깎이고 있다는 쪽이다.

알고 나서 잠깐 앉아 있었다.


유산소만 해왔는데 그걸로 충분한 줄 알았다. 몰랐다. 정확히는 알면서도 나한테 해당되는 얘기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근감소증은 노인 문제”라는 게 첫 번째 오해고, 두 번째는 “유산소 운동이면 충분하다”는 거다.

걷고, 달리고, 자전거 타고. 이거 다 좋다. 심폐 기능에는 정말 좋다. 근데 근육을 유지하는 건 다른 문제다. 근육을 지키려면 근육에 저항을 줘야 한다. 스쿼트, 데드리프트, 레그프레스. 근육에 부하를 걸어서 “이 정도 힘이 필요하구나”를 몸이 알게 하는 것.

저항성 운동 동작

유산소만 한 것과 근력 운동을 병행한 것은 10년 뒤 근육량이 다르다. 그냥 다르다.

세 번째 오해는 “단백질 보충제가 신장에 나쁘다”는 거다. 건강한 신장이라면 체중 1kg당 1.2~1.5g 수준의 단백질 섭취는 안전하다. 오히려 단백질이 부족한 게 더 문제다. 근육을 만드는 재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아무리 운동해도 근육은 안 는다. 운동하면서 단백질을 못 챙기면 근육이 오히려 더 빠질 수도 있다.

하루 단백질 섭취량을 직접 따져봤더니 권장량의 절반도 안 됐다. 밥, 국, 나물 위주로 먹으면서 충분히 챙긴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이것도 몰랐다.

아니다, 어렴풋이 알긴 했는데 나한테 해당되는 얘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맞겠다.


근육이 수명에 영향을 주는 경로가 하나가 아니다.

근육은 포도당을 소비하는 가장 큰 기관이다. 혈당의 70~80%를 근육이 처리한다. 근육이 줄면 그 포도당이 갈 데가 없어진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제2형 당뇨 위험이 올라간다. 당뇨가 오면 또 근육 합성이 억제된다. 둘이 서로 잡아먹는 구조다.

그리고 이게 놀라웠는데, 근육이 뇌와도 연결된다. 근육이 수축할 때 ‘마이오카인’이라는 물질이 나오고, 그 중에 이리신이라는 게 뇌의 BDNF 생성을 자극한다. 뇌를 보호하는 인자다. 근육이 줄면 이 신호도 줄어든다. 악력이 낮을수록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빠르다는 역학 연구들이 여럿 있다.

악력 얘기가 나와서 직접 해봤다. 그냥 손잡이 쥐는 힘. 생각보다 약했다. 당황했다.

근육이 수명을 결정한다는 말이 비유가 아니라는 거다.

근육과 뇌·당뇨·심혈관 연결 관계를 표현한

집에서 할 수 있는 자가 점검이 있다.

의자에서 팔짱 끼고 5번 일어나기. 12초 이상 걸리면 근력 부족 신호다. 6m를 걷는 데 6초 이상 걸리면 근기능 저하가 의심된다. 종아리 최대 둘레가 남성 34cm, 여성 33cm 미만이어도 근감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것들이다.


80대에 저항성 운동을 시작해도 근육량과 근력이 올라간다는 연구들이 있다. 어느 나이에 시작해도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늦었다고 생각한 사람도 시작하면 달라진다.

근데 그게 “나는 나중에 해야지”의 근거는 아니다.

운동하는 중장년층

30대부터 이미 빠지고 있다.

지금이 가장 이른 때다.